소문은 더 빨리 퍼진다

소문은 왜 진실보다 빨리 퍼질까

2013년 4월 23일 오후 1시 7분, 뉴욕 증권거래소 객장에는 아무런 예고도 없었습니다. 그날 다우존스 지수는 그저 평범하게 소폭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AP통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서 트윗 하나가 올라옵니다.

“속보: 백악관에서 두 차례 폭발, 오바마 대통령 부상.”

140자도 채우지 않은 이 한 줄에 트레이더들은 반응할 시간조차 없었습니다. 알고리즘 매매 프로그램들이 문장을 그대로 읽어 들여 순식간에 매도 주문을 쏟아냈고, 사람보다 기계가 먼저 팔았습니다. 2분 만에 다우 지수는 100포인트 넘게 빠졌고, 그 짧은 시간 동안 증발한 시가총액은 약 1,36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실제로는 백악관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AP 계정은 해킹당한 것이었고, 백악관 대변인은 곧바로 “대통령은 무사하다”고 밝혔습니다. 지수는 6분 만에 손실을 대부분 만회했습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거짓 정보가 퍼지는 데는 몇 초면 충분했는데, 그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이 퍼지고 시장이 정신을 차리기까지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정정 보도는 분명히 빨리 나갔습니다. 그런데도 이미 벌어진 매도 주문과 순간적인 패닉은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거짓은 왜 항상 진실보다 한 발 앞서 도착하는 걸까요.

이 질문은 원래 논문 주제가 아니었다

이 물음에 정면으로 답하려 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MIT 미디어랩의 연구원 소루시 보소기는 원래 전혀 다른 주제로 박사 논문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폭탄 테러가 그의 계획을 바꿔놓았습니다. 사건 직후 며칠 동안 그는 트위터를 거의 유일한 뉴스 창구로 삼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읽었던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용의자를 특정했다는 소문, 범인이 검거됐다는 소문, 폭발물의 종류에 관한 소문까지,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마치 속보처럼 퍼져나갔던 것입니다.

그는 지도교수였던 데브 로이와 상의해 아예 연구 방향을 바꾸기로 합니다. 소문의 진위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소셜 네트워크 분석의 권위자인 시난 아랄까지 합류하면서 세 사람은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거짓 뉴스가 실제로 진실보다 더 멀리, 더 빨리 퍼지는지 데이터로 확인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마침 데브 로이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트위터의 수석 미디어 과학자로 일하고 있었기에, 트위터 측은 이례적으로 전체 데이터 아카이브에 대한 접근을 허락했습니다.

12만 6천 개의 소문, 3백만 명, 11년

세 사람이 손에 넣은 데이터의 규모는 이전의 어떤 연구와도 달랐습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트위터에서 퍼진 뉴스 전파 사슬(cascade) 약 12만 6천 건을 추적했고, 이 소문들은 약 3백만 명의 사용자에 의해 450만 번 넘게 리트윗되었습니다.

문제는 이 방대한 트윗 하나하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누가 판정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연구팀은 팩트체크닷오알지, 스놉스, 폴리티팩트 등 여섯 개의 독립적인 팩트체크 기관의 판정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이 여섯 기관은 같은 사안을 두고 95퍼센트 넘게 같은 결론을 냈으므로, 최소한의 객관성은 확보한 셈이었습니다. 이렇게 분류된 소문 중 가장 많은 것은 정치 관련 뉴스로 약 4만 5천 건이었고, 그다음은 도시전설, 경제, 테러, 과학, 연예, 자연재해 순이었습니다.

거짓은 진실보다 여섯 배 빠르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는 연구자들 스스로도 “놀라움과 충격 사이” 어딘가에 있었다고 표현할 정도였습니다. 진실이 1,500명에게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의 6분의 1 만에, 거짓 뉴스는 같은 규모의 사람들에게 도달했습니다. 리트윗 사슬이 깊이 10단계에 이르는 데도 거짓 뉴스는 진실보다 약 20배 빨랐습니다. 리트윗될 확률 자체도 거짓 뉴스가 진실보다 70퍼센트 더 높았습니다.

퍼지는 범위도 차이가 컸습니다. 거짓 뉴스 중 상위 1퍼센트에 해당하는 것들은 1천 명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도달했지만, 진실은 좀처럼 1천 명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격차는 정치와 관련된 거짓 뉴스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테러나 자연재해, 과학, 도시전설, 금융 정보 등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정치적 거짓 소문이 가장 멀리, 가장 깊이 퍼져나갔던 것입니다.

아래는 연구팀이 제시한 핵심 수치를 정리한 것입니다.

지표진실 뉴스거짓 뉴스
1,500명 도달 소요 시간기준약 6분의 1
리트윗 사슬 깊이 10단계 도달 속도기준약 20배 빠름
리트윗될 확률기준약 70% 더 높음
최대 확산 인원 (상위 1%)대체로 1,000명 이하최대 10만 명

범인은 봇이 아니었다

이쯤에서 많은 사람이 짐작하는 원인이 있습니다. 자동화된 봇 계정들이 가짜 뉴스를 기계적으로 퍼뜨렸을 것이라는 짐작입니다. 실제로 연구팀도 처음에는 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에서 봇으로 추정되는 계정을 모두 제거해보았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봇을 제거해도 거짓 뉴스와 진실 뉴스 사이의 확산 속도 차이는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봇은 거짓 뉴스와 진실 뉴스를 거의 비슷한 비율로 퍼뜨리고 있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해, 거짓을 더 빨리 퍼뜨린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람이었습니다. 이는 문제 해결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는 발견이었습니다. 만약 봇이 원인이라면 해법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자동 계정을 탐지하고 차단하는 기술을 개선하면 됩니다. 그러나 사람이 스스로 거짓을 골라 리트윗하고 있다면, 이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심리의 문제가 됩니다.

사람들은 왜 새로운 이야기에 끌리는가

연구팀이 내놓은 설명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거짓 뉴스는 진실보다 더 새롭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무작위로 추출한 사용자들이 거짓 뉴스에 남긴 반응을 분석해보니, 거짓 뉴스에는 놀라움과 혐오감이 담긴 답글이 많았던 반면, 진실을 다룬 뉴스에는 슬픔이나 기대감, 신뢰가 담긴 답글이 많았습니다.

이 차이는 소셜미디어라는 공간의 작동 방식과 맞물립니다. 누군가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가장 먼저 전하면, 그 사람은 순간적으로 정보에 밝은 사람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이미 검증되고 확인된 진실은 대개 새롭지 않습니다. 반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소문은 자유롭게 각색되고 과장될 여지가 있어 훨씬 더 자극적이고 낯선 모습으로 등장하기 쉽습니다. 연구팀은 이 노벨티(novelty), 즉 새로움 자체가 리트윗 행위를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신중하게 밝혔습니다. 다만 사람들이 놀라움을 느낀 정보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했다는 사실은, 새로움이 확산의 중요한 동력 중 하나라는 정황과는 잘 들어맞습니다.

1947년, 하버드의 두 심리학자가 이미 알고 있던 것

트위터가 존재하기 70년 전에도 이미 비슷한 결론에 도달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하버드대학의 심리학자 고든 올포트와 레오 포스트먼은 병사들과 시민들 사이에서 떠도는 전시 소문을 연구했습니다. 진주만 공습 이후 미 해군의 피해 규모를 둘러싸고 온갖 유언비어가 퍼졌던 상황이 이들의 대표적인 연구 사례였습니다.

두 사람은 소문의 강도를 설명하는 간단한 공식을 제시했습니다. 소문의 세기는 그 사안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와, 그 사안에 관한 정보가 얼마나 모호한지를 곱한 값에 비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중요한 사건이라도 공식적인 설명이 명확하다면 소문이 자라날 틈이 없고, 반대로 아무리 모호한 사건이라도 사람들의 삶과 무관하다면 굳이 소문으로 번지지 않는다는 논리였습니다. 두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 즉 중요하면서도 애매한 사안일 때 소문은 폭발적으로 자라났습니다.

이 오래된 공식은 트위터 시대의 발견과 정확히 겹칩니다. 정치, 테러, 재난처럼 사람들의 삶에 직결되면서도 초기 정보가 부족하고 혼란스러운 사안일수록 거짓 뉴스가 가장 멀리 퍼졌다는 점은, 70년 전 하버드의 두 심리학자가 이미 짚어낸 원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매체는 완전히 달라졌지만, 그 안을 채우는 인간의 심리는 크게 바뀌지 않은 셈입니다.

되돌릴 수 없던 몇 초

다시 2013년 4월 23일의 증권거래소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다우 지수는 6분 만에 손실을 대부분 회복했습니다. AP는 신속하게 해킹 사실을 알렸고, 백악관도 즉시 사실을 바로잡았습니다. 정정은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몇 초 동안 이미 눌려버린 매도 버튼과, 그 몇 초 동안 이미 화면을 스쳐 지나간 수천 개의 리트윗은 되돌릴 수 없었습니다. 데브 로이 교수는 이 연구를 마치며 사람들에게 아주 소박한 제안을 남겼습니다. 무언가를 다시 퍼뜨리기 전에, 잠깐 멈추어 생각해보라는 것이었습니다. 화려한 해법은 아니지만, 새로움에 끌리는 것이 인간의 오래된 습성이라면, 그 습성을 알아차리는 일 자체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일지도 모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 연구는 트위터에서만 유효한 결과인가요?

연구팀이 실제로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한 곳은 트위터뿐입니다. 다만 연구자들은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이를 단정하려면 별도의 데이터와 검증이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가짜 뉴스’와 ‘거짓 뉴스’는 같은 말인가요?

연구팀은 의도적으로 ‘가짜 뉴스(fake news)’ 대신 ‘거짓 뉴스(false news)’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가짜 뉴스라는 말이 정치적 논쟁 속에서 너무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어, 여섯 개 팩트체크 기관의 검증을 거쳐 사실이 아니라고 확인된 정보라는 뜻을 담기에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봇을 규제하면 거짓 뉴스 확산 문제가 해결될까요?

이 연구에 따르면 그렇지 않습니다. 봇 계정을 데이터에서 제거해도 거짓 뉴스와 진실 뉴스의 확산 속도 차이는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확산을 주도한 것은 자동화 프로그램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들이었기 때문에, 봇 규제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는 것이 연구팀의 결론이었습니다.

올포트와 포스트먼의 소문 공식은 지금도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나요?

중요성과 모호성이라는 두 요소가 소문의 확산에 영향을 준다는 큰 틀은 여전히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다만 이 공식이 발표된 이후, 개인의 불안감이나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 정보에 대한 맹신 정도 등 추가적인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후속 연구들도 이어지고 있어, 하나의 출발점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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